3인 3색 신소장전

Collection exhibition, 2023.2.9~2.28

KM 갤러리의 이번 전시에서는 손상기, 오이량, 카리나 엠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손상기의 작품들은 그가 죽기 2년 전인 1986년에 제작된 판화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손상기는 당대 원로 작가들과 평단의 인정을 받고 전업작가로서 경제적 안정을 찾는 등 전성기를 맞이하였지만, 그 짧았던 전성기에도 자신의 요절을 예견한 듯 비감어린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두번째로, 오이량의 존재 연작 역시 판화작품입니다. 하지만 오이량의 판화는 일반적인 판화의 형태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캔버스에 실리콘을 붙인 작품을 일반적인 판화로 규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이량은 자연 재료로 색채를 구현한 실리콘 조각과 에칭 등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의 파장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카리나 엠은 홍익대학교를 졸업한 후 도미하여 맨해튼에서 거주한 후, 남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체류하며 체험한 자연과 이국적 느낌에 큰 영향을 받아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작업은 원색의 강한 스트로크를 통해 약동하는 생명력을 찬양하고, 강렬한 색채와 색채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돌을 통해서 드러나는 찰나적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포착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손상기가 짧은 생애 중 잠시 누린 절정기에 판화라는 형식을 통해서 특유의 비감어린 어조로 여체에 대해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는지를, 오이량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천착을, 카리나 엠이 캔버스에 포착하려 부단히 시도하고 있는 찰나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