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세계

오이량은 판화가이다. 하지만, 오이량의 작품이 모두 일반적인 판화의 형태를 가진 것은 아니다.

오이량의 작품 중 실리콘 소재의 작품은 캔버스에 실리콘을 붙여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을 판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오이량의 실리콘 작품은 요철을 가진 약 1mm 정도의 두께를 가진 빨강, 파랑, 연 노랑, 연보라, 회색 등 파스텔 톤의 다양한 색채(작가는 녹차 잎, 숯 등 자연 재료로 색채를 구현하였다)를 가진 실리콘 조작을 다양한 크기로 잘라 캔버스에 반복해 붙여 파장을 이루어 나가도록 하고 있다.

2007년 자신의 이러한 실리콘 작업을 특허 등록을 할 무렵, 오이량은 “실리콘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다. 그동안 그 존재가치를 잘 몰라 부정적이었지만 실리콘을 알고 나니 내가 작품에 담고 싶은 주제를 표현하는데 가장 적절한 오브제라고 생각되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오이량의 실리콘 작품들은 파장이나 울림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의 에칭 작업과 괘를 같이 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과 관련해서 “작업의 모든 생각은 자연과 생명에서 출발한다. 영원한 생명성을 가진 자연을 나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파장이 시작된 정점은 모든 생명력의 근원이며 거기서 확장되고 파생된 것이 우리와 우리의 주변이다. 이러한 과정을 울림이나 파장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한 것” 이라고 설명한 바 있기도 하다.

오이량의 에칭 작업 또한 자연과 생명의 존재에 대한 탐색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리콘 작업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작품의 중심으로부터 시작되어 퍼지고 있는 타원형의 파동 모양으로 대표되는 그의 에칭 작품은 세심한 돌기의 굴곡과 그 돌기 위에서 반사되어 반짝이는 빛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3차원적 공간에 시간을 타고 맥동하는 파동을 통해서 파문에 대한 변주를 그린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도 한 자리에서 맥동할 뿐 본질을 유지하고 있는 존재 그 자체에 대한 표현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존재에 대한 지속적인 천착을 보이던 작가는, 이후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 변화를 모색하였다. 즉, 하트 모양을 가진 파동을 통해서 사랑의 존재를 탐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약력
  • 1964년 전남 나주 생
  • 1986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1988년 일본 도쿄 소재 일진화랑에서 첫 개인전
  • 1991년 일본 도쿄 다마미술대학 대학원 판화과 졸업
  • 1997년 포틀랜드 국제 판화전 매입상 수상
  • 1998년 베오그라드 국제 판화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
  •  이비자 국제 판화 비엔날레 3등상 수상
  •  아갈트 국제 판화 페스티발 대상 수상
  • 1999년 우지스 국제 드라이포인트 비엔날레 동상 수상
  • 1999년 금호 미술관 기획전
  • 2001년 포스코 미술관 개인전